제 119주년 개교기념식사
  • 작성일 2024.05.05
  • 작성자 비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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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김재호 법인 이사장님, 승명호 교우회장님, 언제나 변함없는 사랑으로 모교를 응원해주시는 36만 교우 여러분, 그리고 친애하는 고려대학교 교수, 직원, 학생 여러분!

 

 

오늘 우리는 고려대학교 개교 119주년을 기념하는 영예로운 자리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민족의 선각자들이 세우고 우리의 위대한 선배들이 혼신의 노력과 정성으로 지키고 가꾸어온 고려대학교가 내년이면 개교 120주년을 맞이합니다. 고려대학교는 지난 119년 역사를 통해 언제나 시대적 사명을 자각하고 이를 당당히 완수함으로써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1905년, 고려대학교의 전신 보성전문학교의 개교는 절망의 시대에 희망의 등불이 되었습니다. “널리 인재를 길러 나라를 구하자”라는 건학이념은 위기에 처한 당대 현실에서 숭고하고도 절실한 겨레의 염원을 담은 것이었습니다. 이용익, 손병희선생에 이어 김성수 선생이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이끌어온 민족사학 고려대학교는 3.1운동에 앞장서고 일제에 맞선 인재들을 배출함으로써 민족의 가슴 속에 독립의 희망과 의지를 키워냈습니다.

 

마침내 찾아온 해방 이후 고려대학교는 국가 재건의 사명을 담당해나갈 인재 양성에 매진하였습니다. 1960년대부터 본격화된 산업화의 과정에서 고려대가 배출한 우수한 인재들이 사회 전 분야에서 핵심 리더로 활약하며 경제성장을 이끌었습니다. 이와 함께 절실한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민주화를 위해 수많은 고대인이 헌신하고 희생함으로써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었습니다. 1990년대 이후 세계화, 정보화 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고려대 출신의 엘리트 인재들이 주역의 역할을 맡아 오늘날 선진국 도약을 이뤄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인류 공헌’을 고려대학교의 새로운 시대적 사명으로 자임하고자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은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 감염병 확산, 사회경제적 양극화, 고령화 등의 문제들이 결코 한 국가 단위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동시에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경계를 넘어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의학, 약학, 생명과학, 정치학, 경제학 등의 학문적 경계를 넘어선 융복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었습니다.

 

AI 기술의 발전과 사회적 확산은 놀라운 속도로 빠르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챗GPT는 도입 후 불과 2개월 만에 사용자 1억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런 시대에 대학이 변화를 외면하고 기존 학문 영역을 고집하며 상아탑에 안주하는 것은 곧 자멸의 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국가와 민족과 연령의 경계를 넘어 대학 전반의 전면적인 혁신과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우리 고려대학교는 이 새로운 세상에 필요한 새로운 지식의 틀을 만드는 대학이 되어야 합니다. 인류의 더 나은 내일, 더 좋은 미래를 만드는 데에 공헌하는 고려대학교가 되는 것이 우리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고대가족 여러분!

 

우리는 내년에 맞이할 개교 120주년을 계기로 인류의 미래사회에 공헌하는 세계 속의 명문 고려대학교로 한 단계 더 높게 도약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120주년 기념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우리는 대학 전반의 변화와 혁신을 이뤄나갈 것입니다.

 

첫째, 우리는 먼저 새로운 교육방식을 찾고 이를 과감하게 실행할 것입니다. 지금 고려대학교는 전공과 학과 중심에서 벗어나 문제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시공간에 제약을 두지 않는 미래형 교육 플랫폼과 캠퍼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세대별 맞춤 교육을 위한 생애주기형 교육 프로그램 구성과 함께 다양한 기업과 연결한 대형 산학연계 교육 과정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문화인재 장학금을 비롯해 다양한 장학제도와 기부릴레이를 통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들이 미래를 꿈꾸며 성장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들 것입니다.

 

둘째, 세계적인 수준의 융복합 연구를 달성할 것입니다. 고려대학교와 KAIST, KIST를 연결하는 ‘K3 융복합 사이언스 벨트’를 조성하고, 국내외 세계적 석학을 하나로 연결한 K-CLUB을 통해 글로벌 리서치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기금교수제의 도입으로 연구과 교육에서 실제적인 변화가 일어나며, 기업이 원하는 전문 인재 양성, 창업 및 기술이전의 활성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역대 노벨상 수상자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를 고려대학교로 초청해 진행되고 있는 Next Intelligence Forum은 우리 연구자들에게 신선한 자극과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향후 10년내 고려대 교수와 교우 중에서 노벨상, 필즈상, 튜링상 등 세계의 권위 있는 상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국제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세계를 이끌고 세상을 바꾸는 리더를 양성하겠습니다. 외국인 학생 비율을 재학생의 30%까지 높이고 해외 대학 및 연구 기관과의 교류협력을 더욱 확대할 것입니다. 고려대는 올해 국제대학에 글로벌자율학부를 신설한 데 이어 내년에는 미디어학부를 미디어대학으로 승격하고 여기에 글로벌엔터테인먼트학부를 신설합니다.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전 세계의 우수한 외국인 학생들을 대거 유치하고, 우리의 교육 과정과 프로그램을 과감하게 개방할 것입니다. 이러한 지식의 국제적 교류와 확산을 통해 고려대학교에서 세계를 이끌고 세상을 바꾸는 리더가 배출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나갈 것입니다.

 

넷째, 궁극적으로 우리는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에 공헌하는 대학이 될 것입니다. 고려대학교는 지난 역사를 통해 대한민국에 없어서는 안 될 대학으로서 시대적 역할을 완수해 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인류의 미래사회에 공헌하는 대학으로서의 책무를 자임하고 이를 당당히 수행함으로써,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대학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고려대는 국내 교육기관 최초로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실행하고 있습니다. 환경문제와 식량문제, 양극화, 고령화 등 인류가 직면한 사회문제 해결의 견인차가 되는 대학, 실천하는 지성과 생각하는 리더를 배출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대학, 이제 우리 고려대학교가 민족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인류의 더 나은 내일을 열어나갈 것입니다.

 

사랑하는 고대가족 여러분!

 

개교 119주년의 기쁜 날을 맞이해, 더 강하고 영광스러운 고려대학교의 미래 120년 비전을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이 보람된 날에 그동안 학교 발전에 기여하고 고려대학교의 명예를 높여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축하의 마음을 전하게 된 것을 더욱 기쁘게 생각합니다.

 

먼저, 고려대학교에서 30년, 20년, 10년 근속하신 교수님과 직원 선생님들, 석탑공로상과 발전공로상을 받으시는 수상자 님들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교우회에서 선정한 고대가족상, 사회봉사상 수상자님들, 그리고 고대인 최고의 명예인 ‘자랑스러운 고대인상’ 수상자님들께 진심으로 존경과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시 한번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고대가족 모두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우리 고려대학교의 영원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5월 5일

 

총장 김동원